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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칼럼] <지역에서> 마하어린이도서관의 희망 찾기/ 권영란

관리자 | 2020.01.09 10:39 | 조회 1763

한겨레 신문 원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21017.html#csidxf59835bc795773db368217c5c64c0b7


2019.12.19 한겨레 칼럼
[지역에서] 마하어린이도서관의 희망 찾기 / 권영란
권영란 ㅣ 진주 <단디뉴스> 전 대표


  도서관에서 아이가 자랐고 엄마가 자랐다. 지역 내 아이와 엄마들이 이곳 도서관에서 행복한 꿈을 함께 꿨다. 경남 진주시 초장동에 있는 사립 공공도서관인 ‘마하어린이도서관’ 이야기다. 이곳은 경남에서 단 하나뿐인 사립 공공도서관이다. 말 그대로 지역민의 힘으로 만든 도서관이고 지역민이 운영 주체이며 지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고 있다. ‘모두의 도서관’이다.


  시작은 2009년 인문교육강좌 ‘엄마독서학교’였다. 당장 공간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으니 여기저기 공간을 빌려 강좌를 열었고 그야말로 ‘유랑 도서관’이었다. 언젠가는 지역민들과 힘을 모아 공공도서관을 만들겠다는 바람은 몇년 뒤 마하어린이재단 설립으로 이어졌고, 시민 독지가의 후원으로 무상임대 170여평의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2년 7월 개관했다.


  그동안 결혼·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여성들이 도서관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성장할 수 있었다. 도서관의 뿌리였던 ‘엄마독서학교’는 12기까지 총 200강 이상의 인문강좌를 진행했고 수료생 500여명을 배출했다. 공동으로 그림책을 출판하기도 하고 숲해설가, 자연환경해설가 등 자격증을 취득해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자가 됐다. 아이들은 도서관 바닥을 기어 다니며 책장 사이로 숨바꼭질을 하며 어느새 도서관을 놀이터 삼으며 자랐다. 때로는 돌아가며 책을 소리 내어 읽기도 하고 시를 노래처럼 읊기도 하고, 때로는 도서관 벽에 대형 벽화를 그리기도 하며 초등학생이 됐고 중학생이 됐다. 도서관은 초장동이라는 동네를 벗어나 지역 내 ‘도서관 공동체’로 성장했다.


  현재 도서관은 전문 사서 1명과 요일별 관장 4명, 운영위원 10명을 두고 있다. 대부분 엄마들로 꾸려져 ‘엄마 운영자’로 불리는 이가 많다. 거기에다 자원 활동가 30여명과 후원 회원 400여명, 도서대출증 발급 회원 3500명이 있다. 그림책과 동화책 위주의 장서는 1만6천여권에 이른다. 유아·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무상임대로 있는 도서관 건물의 매각이 결정됐고, 이에 따라 내년 5월까지 현재 공간을 모두 비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그럴듯한 공공 지원 없이 매달 들어오는 후원금 400만원 정도로 사서 인건비를 대고 공간을 운영해왔다. 늘 빠듯했고 가난했지만 돈이 없으면 다 같이 몸으로 때웠다. 도서관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엄마 운영자’들은 매일 모여 의논하고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으겠다지만 현실적으로 턱없다.
  사서 강임화씨는 2012년 6월 이곳 사서로 와 그동안 결혼을 하고 첫째와 둘째를 낳았다. 갓난아이를 안고 기저귀 가방을 들고 출근했고 아이를 도서관 바닥에 재워놓고 일했다. 임화씨만이 아니다. 누구는 두 아이, 누구는 세 아이를 데리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누구는 임신을 하면서, 누구는 출산 후 갓난아이를 업고 드나들었다. 이들은 “매 순간이 기적 같은 일이었네요. 아무것도 없는데…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단지 ‘도서관에서 동네 아이들을 키운다’는 열정만으로 모든 일을 해내었어요”라고 말한다.


  도서관법에 따르면 사립 공공도서관의 조성 및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대부할 수 있다. ‘엄마 운영자’들이 의지하는 실낱같은 희망이다. 지금으로서는 먼저 진주시나 공공기관의 도움을 기대한다. 진주시가 의지를 내준다면, 지역에 있는 공공 유휴공간을 도서관으로 사용할 수 있게 내어준다면, 공공기관 중 한곳만이라도 나서준다면…. ‘엄마 운영자’들은 진주시와 진주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11곳에 도서관의 현재 사정을 알리고 직접 만나러 뛰어다닐 준비를 하고 있다.


  짧은 글에서 이런 사정을 밝히는 것은 어느 날 ‘엄마 운영자’들이 찾아가면 주민들이 일궈온 마하어린이도서관을 지킬 수 있도록 그들의 희망이 되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작은 도서관 하나가 지역민과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 그 가치와 의미를 되짚어보기를 바란다. 지난 10년, 한 마을을 이룬 도서관 공동체의 고민은 깊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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