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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사립공공도서관 잃을라
시 "대체공간 없어 도움 못 줘"
경남 최초의 사립 공공도서관인 진주시 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해 울상이다.
지난 2009년 인문교양강좌 '엄마독서학교'를 모태로 공공도서관을 만들겠다는 지역민들의 의지가 모여 마하어린이재단을 설립했고, 독지가의 후원으로 진주시 초전동에 170여 평의 공간을 확보해 2017년 7월 개관했다.
현재 도서관은 전문사서 1명과 요일별 관장 4명, 운영위원 10명을 두고 있다. 자원활동가 30여 명과 후원회원 400여 명, 회원 3500여 명이 있으며 그림책과 동화책 위주의 장서가 1만 6000여 권에 달한다. 유아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면서 도서관 공동체로 성장했다.
그런데 무상임대로 있던 도서관 건물을 내년 5월까지 비워야 할 상황에 놓였다. 양미선 마하도서관장은 "지역 독지가가 10년 동안 도움을 주었는데 이제 계약이 끝나 도서관을 비워야 한다. 이사를 하려고 해도 규모가 큰 편이라 걱정이다. 사립공공도서관의 자격을 유지하려면 공간이 70평 이상이 돼야 한다. 그런 공간을 시민들이 출자를 해서 모으든지, 아니면 지자체 등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지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일궈낸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새로운 터전 마련을 위해 지역민과 진주시·공공기관 등이 많은 관심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진주시 마하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있는 건물 모습. /마하어린이청소년 도서관
진주시는 사립 공공도서관에 대한 지원 조례가 없어 직접적인 지원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도서관법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립공공도서관의 조성 및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거나 대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지원 여부가 판가름난다.
진주시립도서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서부도서관 리모델링을 위해 큰 공간을 찾았지만 없었다.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마하도서관에 당장 도움을 줄 수 없는 처지"라며 "리모델링 사업과 도시재생 사업 등 공적기금을 통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은 실무자가 마하도서관을 방문해 현황을 파악하는 등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윤난실 사회혁신추진단장은 "사회혁신연속토론회 때 주제가 '시민자산화'였고 마하도서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논했다. 임대료나 공간 등에 대해 고민이 많은데 주민들이 직접 자금을 모으면 정부 정책에 매입비나 리모델링비 지원을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라며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도서관을 꾸렸던 학부모들과 자기계획을 어떻게 세울지다. 그에 맞춰 도서관이 공적기능을 계속해 갈 방법을 같이 찾자고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