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윤태규 지음 보리 펴냄)
이 책을 읽다보면 다 쓴 일기장을 몇 권씩 묶어 보물처럼 소중히 보관하던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이렇게 한 권 두 권 모으다 보면 초등학교 졸업 할 쯤 되면 꽤 많은 일기장이 쌓였던 것 같다. 그러다 몇 해가 지난 후 일기장을 다시 읽어 보면 그때의 유치함 사건들 이런 저런 마음들을 읽어 보며 즐거워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 또한 스스로 일기를 쓰고 싶었던 날보다 어떤 일깃감을 쓸지에 대해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썼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듯 글자가 틀려도 띄어쓰기를 못해도 국어공부와 연관 지어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지적하지 않고 특별한 일이 아니더라도 괜찮고 자기의 느낌을 많이 적지 않아 괜찮은... 이런 해방감에서 벗어 날 수만 있다면 더 쉽게 정직한 일기쓰기를 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p.15)
“일기를 쓰는 아이들은 글자가 틀리면 어떡하지 글자가 비뚤면 어쩌나 띄어쓰기가 틀리면 큰일인데 같은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고 일기를 써야 한다”
(p.16)
“일기는 국어 공부가 아니다”
(p.17)
“일기장을 펼쳐 놓고 아무리 생각해도 밥 먹고 학교 가서 공부하고... 이런 일들만 떠오른다. 그런데 이런 글을 써서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야단을 맞는다”
(p.21)
“길게 써야만 잘 쓴 일기하고 할 수는 없다. 한두 줄을 써도 하고 싶은 말을 다 썼으면 된다. 길게 쓰라는 이 말이 어마어마한 짐이 되어 어깨를 짓누른다. 도대체 쓸 이야기가 없는데 무얼 어떻게 길게 쓰라는 말인가?”
(p.24)
“거미줄을 보고 집에 오자마자 곧 일기를 썼다. 만약 막 바로 쓰지 않고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논 뒤에 일기장을 펼쳤다면 집에 오는 길에 거미를 본 이야기는 까마득히 잊어 버려 되살려 내지 못했으리라”
(p.32)
“틀을 만들어 놓은 일기장은 아이들 생각을 틀 속에 가두어 버리고 만다”
(p.76)
“야. 자세히 일기로 써 봐라. 그냥 말로 들어서는 잘 모르겠다”. “이런 말 한 마디가 일깃감 고르는 눈을 크게 키워 준다”
(p.117)
“그런데 현아는 ‘성질을 내며’ ‘작은 목소리로’ ‘큰 소리로’와 같이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나 상황까지 알 수 있도록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