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라헐 판 코에이 지음 박종대 옮김 사계절 펴냄)
라헐 판 코에이 작가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한 장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중세시대 궁정에서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로 착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고 바르톨로메의 사건 전개 또한 흥미롭다. 책을 다 읽고 다시 「시녀들」그림을 보면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은 착각 마져 불러일으킨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공주 시녀 난쟁이 개의 독특한 인물 표현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기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식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히 같은 인간으로써 저럴 수 있나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차별이 심했다. 책 속에서도 바르톨로메가 공주의 인간개 노릇을 하듯 서양의 고대 중세시대에는 장애인은 범죄자와 빈민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갖은 학대와 혹사 심지어 장애인을 둔 가족들에게도 버림과 멸시를 받으며 어둠속에서 자신을 숨기며 지내야 했던 운명이 너무도 가슴 아팠다.
(p.57)
“예수님께서는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고 말씀하셨다!”
(p.82)
“마드리드에는 수백 명의 난쟁이와 불구가 있다는 걸. 길거리에서 비참하게 구걸을 하고 돌아디니고 네 동생처럼 세상의 모욕과 조롱을 피해 어두운 방이나 움막에 숨어 사는 사람이 부지기수지”
(p.264)
“고심 끝에 벨라스케스는 안드레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화폭에 진갈색의 크고 강인하고 늘씬한 개를 그려나가지 시작했다”
(p.266)
“화가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것을 보고 그것을 화폭에 담아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p.267)
“니콜라시토가 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가 니콜라시토의 콧대 높은 자세를 의연하게 참아내고 있었다”
(p.274)
“무언가를 바꿀 힘이 네 손에 없거든 다른 누군가가 그렇게 할 것이라 믿어라! 저는 운명도 언젠가는 바르톨로메의 편에 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