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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성혜영 | 2016.08.10 06:07 | 조회 634

-장강명 장평소설

-은행나무

-2016년 3월 9일

   제 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이다.

댓글 부대는 작가의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 이야기를 밀고나가는 힘, 치밀한 취재와 현장감으로 좋은 평가를 끌어냈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대중조작을 하고 있는 정치적 암흑 세력을 현실적으로 그려, 우리에게 그런 정치적으로 교활하고 사악한 음모가 앞으로도 행해질 거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제주 4.3 평화 문화상 심사위원>

 

 

-선전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매일 매시간 민중의 맥박 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떻게 맥박이 뛰는지 듣는 것이다.

   대체로 2012년 대선 상시 국정원이 운영한 댓글부대를 1세대로 본다.

1세대 댓글부대가 조악하고 원시적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논리보다는 감정을 자극해야 한다는 점을 알았고, 대형포털과 중소포털, SNS에 서로 달리 대응할 줄도 알았다. 이들이 주로 사용한 반복법, 강조법은 무식한 테크닉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지금도 가장 중요한 전략 전술이다.

당시 민간 온라인 마케팅 업체들의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팀-알렙도 이 시기에 사업을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몇 번 오르게 해 주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들로 개인병원이나 의류 쇼핑몰, 다이어트업체, 영화 배급사, 작은 게임 업체들을 찾아다니는 게 일이었다. 실시간 검색 순위 조작은 ‘봇’이라 부르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쓰거나 아니면 진짜 수작업을 이용하기도 했다. 실시간 검색 순위는 단순히 검색 량이 많다고 해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게 아니라, 그 검색 량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느냐 하는 변화에도 따라 매겨지므로 생각보다 조작이 쉽다.(P. 6~7)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그런데 누구 ‘저도 그래요. 공감 100배’라고 댓글을 달면 이제는 상대해야 하는 사람이 둘이 되는 셈이죠. 거기에 누가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읽는데 내 얘기인 줄’이라고 댓글을 달면 이제 원 게시물은 철옹성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제 3자가 ‘이 글 저만 불편한가요?’라고 의문을 표시하면 공격의 틈이 살짝 열리죠. 그 다음에 ‘저도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다들 별 말씀 없으시네요. 다른 분들은 괜찮으신가봐요?’라는 댓글이 달리면 슬슬 멍석말이를 준비해도 됩닏. 거기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의견은 처음 듣습니다.’라고 또 댓글이 달리고, ‘불쾌하군요. 마시던 커피 맛이 싹 달아날 정도로’라고 누가 동조하면, 짜잔 나도 칼을 뽑아도 됩니다. 다구리를 치는 시간이 온 거죠.

비아냥거리는 댓글이 세 개만 연속으로 달리면 돼요. 그러면 생각이 다른 사람은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어디 스트레스 풀 데 없나 하고 인터넷을 헤매던 하이에나들이, 배운 여자 코스프레를 해보고 싶었던 상어 새끼들이, 저리 가라고 해도 알아서 몰려듭니다. 그러데 저희는 ( )게시판 아이디가 열몇 개 있었잖아요. 그걸로 본격적으로 분탕질을 쳤죠.(P. 78)

 

 

-선전은 창조와 생산적 상상력에 관련된 문제이다.

   인터넷 신문사 중에 돈 받고 기사 실어주는 데가 많아요. 뒷거래고 뭐고 그런 것도 아니고 인터넷 언론 홈페이지 가면 첫 페이지에 그냥 써 있어요. 기사게재 문의는 어디로 하라고.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이게 신제품 홍보인지 기사인지 모를 뉴스들 있잖아요. 보도자료 그대로 올 놓은 거. 그게 다 그렇게 올리는 거예요. 별로 비싸지 않아요. 30만 원 정도? 인터넷 신문이 네이버뉴스에 등록이 돼 있냐 안 돼있냐, 기사에 ‘이 기사는 광고 기사입니다’라고 쓰느냐 마느냐, 기자 이름 적느냐 마느냐 그런 거에 따라 가격은 좀 달라지지만.

그렇게 기사 올린 다음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올리면 누리꾼들이 알아서 다 퍼가요. 내용만 재미있으면, 그런데 엄마가 진보적일수록 아이가 불행하다거나 엄마가 보수적일수록 애들 성적 오른다는 건 내용이 재미있잖아요.

조금 있으면 큰 언론사에서도 퍼가요. 언론사에 닷컴부서라고 인터넷 뉴TM만 따로 만드는 팀들이 있거든요. 그런데는 실시간으로 클릭수랑 유입량 체크하고 그걸로 광고 팔아서 돈 버니까 조금은 화제가 된다 싶으면 다 퍼가요. 팩트 확인하고 그러거 없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또 웃기는 게, 신문사 닷컴 사이트에 기사가 오르면 그게 실제로 그 신문에 난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신문에 실렸으니 이건 진짜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핀란드 과학자들은 만날 이상한 연구만 해, 그러면서. 이런 걸 기자들도 잘 모르더라고요. 신문사 기자들이랑 닷컴 기자들이랑 교류도 없고, 기자님은 이런 거 알고 계셨어요?(P.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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