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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성혜영 | 2016.08.10 06:33 | 조회 621

 

-장강명

-민음사

-2016년 5월 18일

   장강명 작가는 ‘댓글부대’로 처음 만났고, 주제가 신선하며 파격적이기 까지 하다. 스토리 전개도 빠르면서 독하게 재미있었다. 이책은 그 이후 밑줄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그의 책이다.

한국에서의 익숙한 불행보다, 호주에서의 낯선 행복을 택한 ‘노마드 청춘’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수 는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 주인공은 그래서 한국을 떠났다. 한국이 싫어서…

   우리는 한국이 너무 싫어서 외국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을 해 봤음직하다. 미래가 없어 보이는 나라, 그래서 떠난다는 책 제목이 한국에 현재 발을 붙이고 있는 국민으로서는 씁쓸하지만 한편으로 그녀의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

 

 

-1. 터틀맨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 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 할 수 있는 거잖아. 그게 뭐 그렇게 잘못됐어? 내가 지금 “한국 사람들을 죽이자. 대사관에 불을 지르자.” 고 선동하는 게 아니잖아? 무슨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태극기 한 장 태우지 않아. 미국이 싫다는 미국사람이나 일본이 부끄럽다는 일본 사람한테는 ‘개념 있다“ 며 고개를 끄덕일 사람 괘 되지?

   내가 여기서 못살겠다고 생각하는 건…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다.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걸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 받은 것도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또 더럽게 까다로워요. 직장은 통근 거리가 중요하다느니, 사는 곳 주변에 문화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일은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거면 좋겠다느니, 막 그런 걸 따져.

아프리카 초원 다큐멘터리에 만날 나와서 사자한테 잡아먹히는 동물 있잖아, 톰슨가젤. 걔네들 보면 사자가 올 때 꼭 이상한데서 뛰다가 잡히는 애 하나씩 있다? 내가 걔 같애. 남들 하는 대로 하지 않고 여기는 그늘이 졌네, 저기는 풀이 질기네 어쩌네 하면서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있다가 표적이 되는 거지.

하지만 내가 그런 가젤이라고 해서 사자가 오는데 가만히 서 있을 수 없잖아.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은 쳐봐야지. 그래서 내가 한국을 뜨게 된 거야.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워서 이기는 게 멋있다는 건 나도 아는데…. 그래서, 뭐 어떻게 해? 다른 동료 톰슨가젤들이랑 연대해서 사자랑 맞짱 이라도 떠?(P. 10~12)

 

-6, 파블로

  두 달이 지난 뒤에 호주로 돌아가야 할 때, 나는 그냥 호주에서 살 거라고 하니까 지명이가 이해를 못하겠다면 설명을 해 달래. 사실은 나도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문제인데 어떻게 말을 해야 하나 하다가 파블로 이야기를 해 줬어.

“만약 남극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파블로를 잡아다 헬리콥터에 태워서 하와이에 내려다 줬다면…파블로는 그래도 행복했을까?”

내가 물었어.

“어쨌든 하와이에 갔잖아.”

지명이 고집했지.

“똑 같은 하와이에 왔다고 해도 그 과정이 중요한 거야. 어떤 펭귄 자기 힘으로 바다를 건넜다면, 자기가 도착한 섬에 겨울이 와도 걱정하지 않아. 또 바다를 건너면 되니까. 하지만 누가 헬리콥터에 태워 줘서 하와이에 왔다면? 언제 또 누가 자기를 헬리콥터에 태워서 다시 남극으로 데려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하게 되지 않을까?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 질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 질순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그런 면에서 나는 파블로 보다 형편이 나아. 파블로는 바다를 건너다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었어. (아무리 펭귄이 헤엄을 칠 줄 안다지만, 그래도 근본은 새잖아.) 하지만 내가 호주에서 산다고 해서 죽기야 하겠어? 기껏해야 괜찮은 남자를 못 만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사는 거지. 그런데 호주에서는 알바 인생도 나쁘지 않아. 방송기자랑 버스기사가 월급이 별로 차이가 안 나.(P. 16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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