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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드는 시 한줄

성혜영 | 2016.08.10 06:46 | 조회 807

 

-정재숙 엮음/ 노석미 그림

-중앙 books

-2016년 6월 8일

   시집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진다. 이렇게 좋았던 것을 잠시 잊고 있었나 싶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시들을 요즘 다시 읽어보면 그 의미가 새롭다. 시를 보면서 이렇게 감동 받는 나, 나이가 들고 있음이 확실하다.

  ‘나를 흔드는 시 한줄’은 55인의 유명시를 편집해서 엮었다. 시를 소개하고 시에 대한 해설이 있어서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일깨워 주었다.

한 줄의 시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내 팔과 다리를 꺾어

-최승자,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중에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방문객]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읻.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중에서

 

 

아이스링크 가장자리로 여섯 살짜리 딸을 이끈다.

스케이트를 신은 딸은 내 손을 잡고

조심조심 나를 따라온다.

그러다가 발이 미끄러지면

놀라서 나를 꽉 붙잡는다.

오늘 딸은 내 옆에서 혼자서도 스케이트를 잘탄다.

내 손도 안 잡은 채

불안하게 첫발을 내밀며 딸은 말한다.

“아빠가 옆에 있으면 곁에 없다고 생각하고

아빠가 옆에 없으면 곁에 있다고 생각하지.“

-잭 로거우, [스케이팅 레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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