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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좌표

성혜영 | 2015.08.20 00:21 | 조회 805

-2015년 6월 24일

-홍세와

-한계례 출판

 

-1. 내 생각의 주인은 누구인가

내 생각은?

  '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을까?'

  사람이 '생각하는 동물'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런데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들이 어떻게 내 것이 되었는지 묻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의식 세계'는 내가 태어났을 땐 분명 비어 있었고, '내가 지금 생각하는 바'들도 내가 태어났을 땐 없던 것들이다. 각자 살아가면서 생각을 형성했고 의식 세계를 채웠다. 우리는 스스로 자유롭게 생각하는 존재인 양 착각하기도 하지만, 일찍이 칸트가 지적했듯이 '생각하는 바에 관해서는 자유롭지 못한 존재'들이다. 나 또한 생각하는 존재이긴 하나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에 관해 자유로운 존재가 아닌데, 그럼에도 '내가 지금 생각하는 바'에 따라 살아간다. 따라서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바'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은 자기성찰의 출발점이다.

  사람이 생각하는 동물임에도 그 생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태어났을 때 없던 생각이 지금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는지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더욱이 스피노자가 강조했듯 사람은 이미 형성한 의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지금 갖고 있는 생각을 고집하고 쉽게 버리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더욱 물어야 한다.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생각이 어떻게 내것이 되었나. 라고(P. 15~16)

 

-2. 회색의 물신 사회

회색

  회색인들의 회색의 사회에서 구성원들은 '검은 목표물'을 색출하여 고발하고 비난하는 데에는 대한히 적극적이다. 주위에 검은 사람이나 세력이 나타났다고 아우성을 친다. 주위의 검정을 강조하여 자신들이 희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국적 포기 논란과 관련해 애국자들이 갑자기 양산되는 것은 사회구성원들이 '민족이 없는' 군대가 애국심의 잣대가 되는 모순을 발견하기 보다 '나는 희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이기 떄문이다. 박재범 파장도 마찬가지다. 언론은 그 표적이 얼마나 검은지 선정적으로 알리면서 마녀사냥의 여론재판을 주도한다. 이 작업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조중동'이다. 그러나 그것은 언제나 일회적이고 일시적이다. 시간이 지나면 회색인들의 사회는 또 다른 먹잇감이 나타날 때까지 회색의 평온을 되찾는다.

  회색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중립' 이라는 멋진 수사의 혜택을 입어 양쪽의 권리를 누리며 어느 한쪽의 책임도 지지 않는다. 볼온이 오히려 교양이며 상식인 사회에서 상식과 몰상식의 중간은 몰상식일 뿐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대표하듯 '중도 실용'을 내세워 명분과 실리를 함께 취한다. 중간파들이 균형을 주장하는 것은 대개 명분과 실리를 함꼐 취하려는 포장술이지만 지식인들조차 이를 역학관계나 현실의 이름으로 합리화 한다. 그러나 명분과 실리 사이에 황금분할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중간파는 회색파의 다른 이름이다. 그래서 나에게 실용이란 항상 이기는 쪽에 붙어 명분도 채우면서 권력도 맛보려는 처세술이다. (P. 113~114)

 

몰상식

  루소가 지적한 "자기가 믿는 모든 것을 믿지 않으면 선의의 인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자기와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모두에게 냉혹한 저주를 내리는" 불관용의 전형적인 모습니다. "불교 믿는 나라는 가난하고 하나님 믿는 나라는 잘 산다"는 '맘몸의 신'이 지배하는 주류 개신교의 주장이다. 인구중 65퍼센트가 가톨릭이고 2퍼센트가 개신교도로 구성원의 다수가 하나님을 믿는 프랑스는 잘 사는 나라에 속하는데, 그들이 가장 존경하는 피에르 신부는 "사람을 굳이 둘로 나누어야 한다면 믿는 사람과 믿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게 아니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거 말했다.(P. 128)

  '다름=틀림'의 등식은 다름의 관계를 '옳고/그럼', '우/열'의 관계로, 나아가 '선/악', '정상/비정상'의 관계로까지 증폭시킨다. 소수자와 약자는 소수자와 약자라는 이유로 차별, 억압, 배제당하고, 인권침해의 대상이 된다. 군사문화가 상징하는 힘의 논리와 결합하여 '다름=틀림'의 등식은 더욱 강력하게 관철된다. 집단에 기댄 이기주의자들이 양상되는 한편, 자기성숙의 모색을 위한 긴장을 다수, 강자 지향의 패거리주의의 품속에서 이완시킴으로써 사회문화적 소양을 함양하지 않도록 작용한다. '나는 옮다'를 전제로 한 '다른=틀림'의 등식은 타자만을 대상화함으로써 자아를 성찰 대상으로 삼지 않기 때문이다. 17세기 인문주의자인 바나주 드 보발은 "견해의 대립을 통해 이성을 누뜨게 하지 않으면 인간을 오류와 무지로 몰아가는 자연적 성향이 지체없이 진리를 이기게 된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아닐까.(P. 132~133)

 

  성소수자들이 스스로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너, 동성애자지?"라는 물음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처럼, 소수자들은 소수자이기 때문에 소수자로서의 자기 종체성을 끊임없이 돌아보게 된다. 소수자에게 강요된 '자기 돌아봄'은 사회적으로는 천형일 수 있지만 인간적으로는 천혜일 수 있다. 소수자들은 일상적인 '자기 돌아봄'을 통해 역지사지를 쉽게 익히지만, 다수자들은 자기 돌아봄도 부족하고 역지사지도 어렵다. 소수자에겐 자기성숙의 긴장이 살이 있지만 다수자는 다수파에 안주함으로써 자기성숙의 긴장을 놓치기 쉽다. (P. 136)

 

달걀 

  우리 사회의 청소년 학생들을 보자. 초중고의 전 학년,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온통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오늘을 저당 잡힌 삶'을 살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상위권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 강박에 쫓겨 그 긴 세월, 꿈과 열망을 키워나가야 할 황금 같은 시간들을 온통 좁은 공간에 갇혀 문제를 풀고 영어 단어 외우는 데 바치고 있다.

  그렇게 12년을 보낸 뒤 대학에 입학하지만 또 다시 저당 잡힌 삶을 어렵사리 취업한 뒤에도 이어진다. 구조조정의 칼날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거의모든 구성원들이 불안한 미래 때문에 모든 오늘을 저당 잡혀야 하는 사회, 미래의 불확실성이 오늘의 불성실성을 모든 구성원들에게 가요하거나 합리화하도록 작용하는 사회, 아런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아름다운 삶은 애당초 거리가 멀다. (P 15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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