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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성혜영 | 2015.04.30 07:20 | 조회 1007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2015년 3월 11일

-고미숙 지음

-북드라망

 

  작년에 고미숙 선생님의 몸과 인문학을 읽었었다. 고미숙 선생님의 글은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을 아주 유쾌한 필체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장점이 있다.

고미숙의 동의보감 또한 내 생전 동의보감 원전에 도전해 볼 일이 있겠냐만은 고미숙 선생님의 친숙한 필체에 큰 부담없이 도전해 보기로 했다. 물론 동의보감에 대한 그 깊이에 접근 하려면 평생을 공부해도 부족하겠지만, 입문과정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 것이 당연한 현대사회에 자기몸을 스스로 진단하고 그 원인에 대해서 본인이 스스로 생각해보면서 조절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속으로 들어갈수록 다소 어렵긴 했지만, 자기 몸의 갖가지 모습을 발견하고 몸과 생명 그리고 자연과 우주가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그 이치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통하였는냐?' 양생술과 쾌락의 활용

기를 조절하라-'자기배려'와 소통의 윤리

  기를 움직이는 건 크게 감정의 오르내림과 몸의 에너지를 돌리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둘은 서로 맞물려 있다. 일차적으로 모두 호흡작용과 연결된다. "숨을 내쉬어 기를 내보내는 것은 양이 열리는 것이고, 숨을 들이마셔 기를 들여보내는 것은 음이 닫히는 것이다."[내경편, '기' 62쪽] 수명은 결국 '호흡의 수'에 달려 있다. 호흡이 곧 생명줄인 셈이다. 당연히 좋은 공기를 마셔야 하고 아울러 폐기능이 활발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호흡의 작용에는 외부의 기 못지 않게 감정의 흐름도 크게 관여하기 때문이다. 감정이 격해진다는 건 달리 말하면 호흡이 가빠진다는 것이고 그때 기가 소모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기도 안찬다., 기분이 꿀꿀해, 같은 일상적인 표햔들도 다 거기서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감정이 조절되지 않으면 기의 손실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기쁨이나 슬픔이나 기의 분포를 바꾸는 건 동일하다. 다마나 벡터가 다를 뿐이다. 여기서도 포인트는 지나치지 않는 것, 기쁨이나 즐거움도 과도하면 병이된다.

 물론 그 중에서도 화를 내는 것이 가장 기의 손실이 크다. 화는 간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힘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보다 아래에서 위로 솟아 오를때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 되는 법. 그래서 화가 날 땐 일단 심호흡을 크게하는 것이 좋다. 호흡을 크게 하면 기가 안에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건 그냥 꾹 참는 것과는 다르다. 참는 것은 올라오는 힘을 눌러 놓은 것에 불과하다. 연못에 흙탕물이 일었다고 치자, 흙탕물이 가라않으면 겉보기엔 맑아 보여도 전체 진흙의 양은 다를 바가 없다. 그것과 같은 이칟. 꾹꾹 참다가 임계점을 넘으면 지금까지 당한 백배, 천배 복수를 한다.

자기를 파괴하거나 타인을 해치거나, 묻지마 살인이나 묻지마 자살이 이런 원리에 근거하고 있다. 조절이란 이렇게 동일한 맥락에서 백터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맥락 자체를 재구성하는 힘이다. 그러기 위해서나 사회적 질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충분히 배려할 수 있어여 비로소 윤리적으로 좋은 관계를 이룰 수 있다는 원리이다.(P. 161~162) 

(중략)

 

  현대인들이 이런 리듬에익숙하게 된건 도시의 화려한 불빛 아래서 밤이 사라진 탓이기도 하고, 몸을 워낙 다스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다. 만약 밤에 육체 노동을 죽도록 해야 한다면, "나는 밤에 더 생생해지는 체질이야."라는 따위의 말이 절대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의 운행을 거슬러서 산다는 게 그 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고3 수험생들의 삶이 저질인 건 바로 이런 과정을 습관적으로 반복하기 때문이다. 밤엔 공부하 하지 않으면서 야식을 먹고, 낮의 수업시간엔 기절해 있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렇게 밤낮이 뒤바뀌면 관계가 다 어그러진다. 타인과 교감할 수 있는 폭이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따라서 기의 조절은 우선 하루의 일상을 태양의 리듬을 따라가는 것에서 부터 싲가하면 된다. 하루는 일생의 축소판이다. 즉, 인간은 매일 아침 태어나고 매일 밤 죽는다. 탄생과소멸을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루는 이 과정을 성찰하고 훈련하는 최고의 현장이다. 어떻게 잠들 것인가? 이것이 곧 내가'죽음의 강'을 건너는 모습에 다름 아니다.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 이것이 곧 다시 태어나는 순간의 생생한 현장이다. 죽음과 내세에 대한 훈현으로 이보다 더 분명하고 쉬운건 없다.(P. 166)

 

-오장 육부. 그 마법의 사중주

칠정의 파노라마

"심장이 터질거 같아!"

"이 안에 너 있다.!"

멜로드라마에 잔골로 나오는 대사들이다. 이 말에 주석을 붙이면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 심장에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심장이 두근 거리고 가슴이 뻐근해진다. 갈등이 생겨 결별이 선언되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감정 역시 생리의 발현이기 대문이다. 누군가 '수가 만몰의 근원'이라는 것을 증명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사람의 몸에서 증명 할 수 있다. 탐욕스러운 마음이 움직이면 침이 나오고, 슬퍼하는 마음이 움직이면 눈물이 나오며, 부끄러운 마음이 움직이면 땀이 나오고, 욕망이 움직이면 정이 나온다. 마음이 고요히 움직이지 않을 때가 태극이다. 이처럼 마음이 움직이면 태극이 움직여서 양이 생겨나고, 마음이 한번 움직이면 수가 생겨난다." [내경편, '진액', 192쪽]

침, 눈물, 땀, 정 모두 수액 대사에 해당한다. 현대 의학적으로 말하면 호르몬 분비가 여기에 해당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수액대사를 움직이는 건 감정이다. 감정이 조절되지 않으면 신진대사가 교란되어 버린다. 감정은 마음의 중요한 작용이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의식, 무의식, 혼백, 기타 많은 것들이 마음의 영역을 구성한다. (P. 259)

(중략)

 

발바닥이 있는 곳이 내 삶의 현장이다. 복습삼아 시 한편을 소개해 본다. 늘 음미하고 다니면 양생과 에로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발바닥 사랑

사랑은 발바닥이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고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

내 두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

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

 

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

하늘은 단 한가지만을 요구하리니

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좀 보자꾸나

 

박노해,[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느린걸음, 2010, 58쪽](P. 267)

 

-병과 약: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보면 안다-지인지감  

 스티븐 제이 굴드에 따르면, 과학적 진실이란 "자료와 과학자의 편견 사이의 대화"라고 했다. 의료검진 또한 의사의평견-임상의 프레임-과 '기계' 사이의 대화일 뿐이다. 아니 요즘엔 의료 자본의 시선이 더 막강하다. 좋은 병원이란 명의가 있는 곳이 아니라, 첨단의 장비를 갖춘 곳을 지칭한다. 이 장비의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려면 검진과 수술을 일상화 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여기서 환자의 몸을 보는 궁극적 척도는 '자본'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검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예전에 대책없이 무단을 찾아가던 때랑 비교해도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많이, 비싸게, 자주' 할수록 건강해질 거라는 믿음, 우리 시대가 앓고 있는 새로운 미신이다.(P.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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