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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성혜영 | 2016.08.10 07:08 | 조회 1074

 

-아트메신저 이소영 지음

-홍익출판사

-2017년 7월 20일

   평범했던 한 할머니는 어떻게 추앙받는 국민화가가 되었을까?

75세에 처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해 101세까지 살면서 그림 하나로 미국인들을 매료시킨 할머니가 있다.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질박한 손으로 빚어낸 작품들은 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국민들에게 응원의 노래가 되었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그림들은 그 어느 유명화가의 작품보다 따뜻한 위안이 되었다.

 

-마을과 사랑에 빠지다.

   그래서 화가의 그림을 보는 것은 그의 삶의 태도를 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모지스 할머니가 그린 그림은 그녀의 삶의 자세이고, 그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성경도 한번 그려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험하지 않은 일을 그리는 것은 진실이 아니므로 내키지 않는 일이었을 것이다.

감탄이 나올 만큼 안온해 보이는 풍경도 가까이서 보면 잡을이 있고, 평화로워 보이는 풍경도 자세히 보면 분주하기 마련이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작은 잡음들이 모여 어느날은 조화로운 교향곡이 되고 어느날은 시끌벅적한 로큰롤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모인 인생이 하나의 시작과 맺음이 있는 음악이 아닐는지. 하루가 하나의 곡이라면 어제는 클래식, 오늘은 헤비매탈 같았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P. 67)

 

-모든 축제는 그림이 된다.

   그렇게 스스로 마음을 결론을 내리고 나서부터는 이상하게 그녀의 작품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면 눈물이 먼저 핑 돌았다. 모든 그림에 슬픈 장면이 하나도 없는데도 그랬다. 참 신기한 일이었다. 왁자지껄 하고 즐거운 날인데도 그녀의 그림이 모니터에 둥둥 뜨기만 하면 이상하게 자꾸 눈물이 났다. 그래서 한동안은 원고 파일을 못 열고 머뭇거렸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쁨과 슬픔, 벅참이 공존했다.

이유는 뭘까? 며칠동안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리움’이라는 감정 때문이다. 반짝반짝 빛이 나던 시절을 그림에 담아놓아서였다. 누구나 반짝거리는 시절과 건강하게 이별해야 하는 날이 온다. 그런데 그녀의 그림은 그런 반짝거리는 시절을 생명력 있게 그림으로 담아냈다. 그녀의 그림들이 하나같이 지나간 건강한 날들의 회상이어서 자꾸 눈물이 났던 거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많은 정서들을 주머니에 담으며 지낸다면, 나이가 들수록 주머니에 가장 많은 건 ‘그리음’이 아닐까. 조약돌을 계속 쓰다듬으면 조약돌에도 광이 나는 것처럼 그리움이라는 단어가 가장 맨들거릴 것이다. 그녀의 그림의 내게 우리 시대의 가장 작은 사람, 소외된 마지막 한 명까지 따뜻하게 보듬는 그림이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그리운 날, 부대끼고 싶은 날이면 그녀의 그림이 더욱 보고 싶어진다. (P. 100)

 

-세상과 그림을 나누다

   <농장이 이사하는 날>은 ‘작픔은 눈을 위한 파티’라고 말했던 화가 들라크루아의 말과 어울리는 그림이다. 모지스의 그림은 감상자로 하여금 그 누구보다 눈동자를 열심히 굴리게 만든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아무리 복잡한 장면일지라도 감상자인 나의 마음을 산란하게 하지 않는다는 거다. 북적북적 하지만 조화롭다. 아마도 모두가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느껴져서 일 것이다. 다 함께 농장의 짐을 옮기려고 모인 사람들을 감싼 아침 공기가 따뜻하게 전해진다.

   화가와 감상자는 보이지 않는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제휴관계를 유지한다. 화가가 먼저 죽고 그림이 남겨져 감상자를 만난다 해도 유지되는 관계다. 이미 떠난 화가의 작품을 보고 감상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 이 화가의 작품 너무 좋다. 다른 작품도 더 보고 싶다.’

그렇게 일종의 제휴기 시작되면 감상자는 그 화가의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채비를 한다. ‘그래, 어디한번 보자. 틀림없이 이 화가의 다른 작품들도 내 스타일일 거야.’

   열린 마음으로 작품을 더 찾아본 감상자는 더 큰 감동을 받는다. 설사 실망을 할지라도 화가와 감상자 둘 사이의 관계는 유지된다. 한번 맺어진 관계는 쉽게 소멸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나타날 경우 내심 심드렁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화가와 나의 관계가 영영 이별이나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는다. 그래서 연애보다 그림을 보는 것이 때로는 더 좋다. 관계의 끝이 없고 좋은 관계는 더 깊어지고 끈끈해지기 때문이다. (P. 12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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