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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많을수록 좋다

성혜영 | 2017.01.11 17:09 | 조회 929

꽃은 많을수록 좋다

 

 

-김중미 지음

-창비

-2016년 9월 21일

 

 

   김중미 작가는 2000년 가난한 아이들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알려졌다. 자본주의에 오염되지 않는 작가의 확고한 주관이 없으면 가난을 자청해서 그들과 함께 건강하게 생활을 영위해 내고 있다. 황현산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정직하고 부지런하고 슬기롭고, 자기가 옳다고 믿는 것을 한순간도 그치지 않고 실천하고, 그리고 또 무엇이 있는데, 말할 수 없다. 아, 말할 수 없다. 내 삶이 붙잡혀 있는 이쪽 언덕에서는 말할 수 없다.(밑줄 회원의 의견)

   작가이력을 간단히 살펴보면, 1960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대 시절인 1987년 인천의 가난한 마을 만석동에 ‘기찻길옆 공부방’을 열고 정착했다. 2001년 강화의 시골로 이사한 뒤 강화에도 공부방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강화와 만석동을 오가며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김중미 작가는 내가 앞으로 하려는 이야기는 성공, 1등, 우등, 모범과는 거리가 먼 지질하고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의 성장이야기 이다.<프롤로그 중>

 

-2부. 결핍과 나눔으로 자라는 아이들

2. 아이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한 사람이 어른이 돼서 세상을 살아갈 때 힘이 되는 것은 어린 시절에 받은 사랑과 지지다. 사랑받고 존중받고 보호받았던 기억. 그 기억이 살면서 겪어야만 하는 힘든 고비를 넘게 하고, 죽음이 아닌 삶을 선택할 용기를 부여한다. 그 마음의 버팀목을 꼭 부모가 세울 필요는 없다. 부모가 없다면 이웃이, 사회가 아이의 마음에 버팀목을 세워야 한다. 그 버팀목이 없는 어른을 양산해 낸 ‘돈밖에 모르는 한국사회’는 아이를 키워낼 힘이 없다. 우리가 아이를 함께 키우며 만석동에서 하는 일은 그저 우리가 만나는 아이들의 마음에 버팀목을 심는 것이다. (P. 179)

 

 

6. 정의가 나를 대학에 보내 줘?

   “엄마, 학생회 때 애들이 노란 리본을 다는 게 미신이라고 그거 달면 안 된다는 거야. 기가 막히지. 어떻게 이런 참사 앞에서 그런 말을 해?”

   “그래서 너 뭐라고 했어?”

   내 질문에 떨떠름한 표정을 짓던 딸이 대답했다.

   “뭘 뭐라고 해. 애들이 거의 다 그 말에 찬성하는데. 괜히 말했다가 나만 나낸다고 그러면 어떻게 해. 그냥 가만히 있었지, 뭐.”

   나는 딸의 입장은 생각하지도 않고 소리를 버럭 지르고 말았다.

   “그런 상황에 침묵하는 것이 바로 폭력이야. 세월호 참사가 왜 일어났니? 나선다고 다른 애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진실 앞에서 그런 말을 듣는 것쯤 각오해야지. 이렇게 집에서 분노하며 애기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 또 모르잖아, 너 말고도 그런 생각을 하는 애가 있는데 너처럼 용기를 내지 못해 말을 못 했을지.”

딸은 처음에는 화를 내며 변명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며칠 뒤 학교에 다녀온 딸이 말했다.

   “엄마, 내가 이번 주 당번인데 용기를 내서 칠판에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썼어. 그랬더니 반 아이들이 잘 썼다고 자기들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어.”

   “거 봐. 겉으로 소리 내지 않는 진실이나 정의는 소용없어.”

   그 뒤로 딸은 학교에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는 서명지를 가져가 서명을 받아오기도 하고, 시험이 끝나는 날에는 안산이나 시청에 따라오기도 했다. 그리고 수능이 끝나자마자 세월호 광장을 찾았다. 대학에 진학한 딸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청년들이 세상과 사회에 무관심하다고 했다.(P. 211~212)

 

-에필로그. 가난하고 약한 존재들과 함께 살기 위해

   나흘째 날, ‘자기만의 화분’을 그릴 때 영호는 빨갛고 커다란 화분을 그렸다. 그리고 그 화분에 튤립과 장미, 민들레와 이름 모를 꽃을 많이 그려 넣었다. 그리고 화분 옆에 글을 썼다.

꽃튼 마늘쓰로 조타

마음에 사랑를 다마서

아직 안 자랄 꽃토 이따.

(꽃은 많을수록 좋다. 마음에 사랑을 담아서. 아직 안 자란 꽃도 있다.)

   영호의 그름과 글을 보는 순간 뭉클했다. 영호는 그동안 마음을 열고 다가간 친구들에게 거부당하고 놀림받아 상처를 받았다. 쉬는 날이면 하루종일 누나와 빵으로 끼니를 때워야 하고, 누나들이 학교에 간 동안에는 홀로 텔레비전 앞에서 멍하니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도 영호는 선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P.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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