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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편견을 부탁해

성혜영 | 2017.01.11 17:10 | 조회 1009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

 

-강윤중, 찍고. 쓰다.

-서해문집

-2016년 9월 28일

 

 

   경향신문 사진기자다. 기자생활만 만 15년 을 넘길 무렵.

사진은 여전히 어렵고 카메라를 드는 일은 점점 더 조심스럽다고 한다. 그는 사진 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거대한 희망은 일찍 접었다고 하였지만 그럼에도 순진한 희망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우리사회의 변두리와 소외된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나면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정의롭고 따뜻하며 섬세하게 느껴진다.

 

 

-글머리에. 무엇이든 그 실체를 또렷이 봐야 걷어내는 일도 가능하다

   나는 장애인이 아니지만 장애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없다’는 것을 딱히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장애인에게 좀 더 깊이 다가가려 했을 때 비로소 내 안 구석구석에 자리하고 있는 ‘닫힌 생각들’의 실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편견이 없다’는 그동안의 생각은 거짓이었다.

내 무지와 그로 인한 숱한 편견을 인정하는 것에서 이 책은 시작된다. 나는 가난하지 않아 가난한 이의 한숨을 모르고, 이성애자라 동성애자의 고통을 모르고, 늙지 않아 나이든 어르신의 외로움을 모른다. 죽음을 부르는 병에 걸린 적 없어 죽음을 앞둔 이의 두려움을 모르고, 남의 땅에서 일해보지 못해 이주노동자의 절망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일 나는 ‘안다’또는 ‘이해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무지와 편견으로 무장한 채 누군가의 삶에 대해 참 쉽게 말하며 살아온 것이다.

‘낯선 삶’에 카메라를 들었다. 어쩌면 나의 편견이 그리로 이끈 것 일지도 모른다. 막상 다가가서는 내 안의 편견을 들키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고개를 드는 편견들을 부끄럽게 인정해야 한다. 무엇이든 그 실체를 또렷이 바라봐야 걷어내는 일도 가능한 것 아닌가.

생각해 보면, 나는 살다가 장애를 가질 수 있고 가난해 질수 있으며 시간이 흐르면 그만큼 늙어갈 것이다. 그런 내 삶의 가능성과 법칙을 받아들인다면 타인을 향한 편견이라는 것은 기만적인 일이다. (P. 4~5)

 

-06. 왜 어떤 사랑은 죄가 됐을까?

   차별 금지법 입법청원

재경은 ‘친구사이’의 대표로 ‘차별금지법 입법청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2007년도에 이어 2010년에도 성수수자 차별금지 조항 등이 빠지면서 실패했어요. 차별금지법에 있는 여러 조항을 보면 누구나 소수자입니다. 또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언제든 소수자가 될 수 있는 것이구요. 살다가 장애도 가질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나는 주류‘라는 것. 허망한 꿈입니다.(P. 119)

 

-08. ‘놀이’가 사리진 교실이 문제야

   교실 가운데 널찍한 탁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선생님은 아이들과 같이 앉았다. 첫 시간은 수학. 선생님은 세 자릿수 뺄셈을 아이들이 스스로 풀 때 rk지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아이들은 뺄셈을 어려워했다. 도시의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상당수 아이들이 쉽게 풀었을 문제일지도 모른다. 선행 학습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세자리 뺄셈이 까다로운 것은 자연스러워 보였다. 기다려 주던 선생님은 한참만에 교탁으로 나가 수식을 써서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들어와 아이들 옆에 앉았다. 선생님의 자리는 교탁이 아니라 아이들 곁이었다. 수업에서 속도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수업은 진도가 아니라 아이들에게 맞춰져 있었다. 수업에는 딴짓하는 아이도, 소외되는 아이도 없다. 이 정도면 이상적인 수업이 아닌가.(P. 165)

 

-09. 허물어진 건 집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12월에 접어들었고 동계철거는 자제한다는 어느 정도의 믿음이 있던 터라, 며칠사이에 상황이 발생한 것이 사실 당혹스러웠다. 적어도 철거민 기사가 실리는 주말까지는 비닐집이 버텨주기를 바랐다. 철거민의 삶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데 나는 알량한 나의 기획기사를 먼저 걱정했던 것이다. 나는 비겁했다.

   ‘기사게재라는 목적을 위해 철거민들은 그저 이용할 수단일 뿐인가, 이 취재에 진정성이 있는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철거현장으로 가야했다. 당장가서 도움이 되지는 않을지언정 일단 가는 것이 옳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P.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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