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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성혜영 | 2017.01.11 17:19 | 조회 1055

나무야 나무야

 

-글, 그림 신영복

-돌베게

-2016년 11월 9일

 

 

   청구회의 추억, 담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이어서 신영복 선생님의 국내 여행기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20년 20일을 복역하고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그가 쓴 여행기라 여행지에서 보고 느낀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되었다. 역시 신영복 선생님은 옥중에서도 사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자유로운 몸으로 여행을 하면서도 그 온기가 계속 전해졌다. 사물을 바라보는 그의 통찰력에 한번 놀라고, 책의 출판이 90년대 중반이라 사뭇 세월의 흔적은 느껴지긴 했지만, 그의 그림 솜씨에 다시한번 놀랐다. 읽는 동안 엽서 속의 당신은 꼭 나를 지칭하듯 그에 대한 답장을 해야만 할 것도 같았다.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온달산성의 평강공주)

   당신은 기억할 것입니다. 세상 사람은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당신이 먼저 말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조금씩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직한 어리석음, 그것이 곧 지혜와 현명함의 바탕이고 내용입니다.

  ‘편안함’ 그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안함은 흐르지 않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수많은 소리와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는 추억의 물이며 어딘가를 희망하는 잠들지 않는 물입니다. (P. 82)

 

 

-드높은 삶을 지향하는 진정한 합격자가 되십시오.(새 출발점에 선 당신에게)

   나는 당신을 위로하기 위하여 이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로’는 진정한 애정이 아닙니다. 위로는 그 위로를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위로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확인케 함으로서 다시한번 좌절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이 대학의 강의실에서 이 편지를 읽든 아니면 어느 공장의 작업대 옆에서 읽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어느 곳에 있건 탁이 아닌 발을 상대하고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당신이 사회의 현장에 있다면 당신은 살아 있는 발로 서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일 당신이 대학의 교정에 있다면 당신은 더 많은 발을 깨달을 수 있는 곳에 있는 것입니다. 대학은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종속의 땅’이기도 하지만 그 연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가능성의 땅’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겠다고 했습니다.

대학이 안겨줄 자유와 낭만에 대한 당신의 꿈을 모르지 않습니다.

당신은 지금 그러한 꿈이 사라졌다고 실망하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됩니다.

  그러나 ‘자유와 낭만’은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자유와 낭만은 ‘관계의 건설 공간’이란 말을 나는 좋아합니다. 우리들이 맺는 인간관계의 넓이가 곧 우리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낭만의 크기입니다. 그러기에 그것은 우리들의 일상에 내장되어 있는 ‘안이한 연루’를 결별하고 사회와 역사와 미래를 보듬는 너른 품을 키우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당신이 그동안 만들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게 해준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만나는 연대는 장소입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발의 임자를 깨닫게 하는 ‘교실’입니다. 만약 당신이 대학이 아닌 다른 현장에 있다면 더 쉽게 그들의 얼굴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 93)

 

-목표의 올바름을 善이라고 하고 목표에 이를 과정의 올바름을 美라고 합니다.(섬진강 나루에서)

   언덕의 봄꽃과는 달리 섬진강의 강물은 아직도 차디찹니다. 강물에 조용히 손 담그면 팔뚝을 타고 오르는 강물의 시린 한기가 전율처럼 가슴을 에입니다. 대상을 바로 보는 행위는 아마 자신의 추억을 돌이켜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운 봄꽃 한 송이를 기뻐할 수 있기 위해서도 우리는 아름다운 꽃의 추억을 가져야 합니다. (P. 116)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석양의 북한강에서)

   나는 해 저무는 물가에 앉아서 당신의 우려를 다시한번 상기합니다.

자기가 땀 흘린 것이 아닌 것으로 자기를 실현할 수 있다고 하는 우리시대의 집단적 증후군은 기본적으로 환상이고 그림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생활은 스스로 자기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는 짧은 시구를 당신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아침이 되면 간밤의 꿈을 세숫물에 헹구어내듯이 삶은 그 투박한 질감으로 우리를 모든 종류의 잠에서 깨어나게 할 것입니다. (P.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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