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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집에서 가장 가까운 , 작은도서관 /한겨레 칼럼 /권영란

관리자 | 2023.04.16 21:42 | 조회 413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62869.html

[서울 말고] 권영란 | 진주 <지역쓰담> 대표

다행이다. 검토 의견을 제출했고, 정부가 이를 수용해 수정됐다는 최종 소식을 들었다.

발단은 이랬다. 지난달 6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관법 시행령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사립 작은도서관은 작은도서관에서 제외하도록 했고 작은도서관 등록에 관해서는 모호하게 언급하면서도 넓이(33㎡ 이상→99㎡ 이상)와 소장자료(1천권 이상→3천권 이상) 등록기준은 상향했다. 사립 작은도서관이 작은도서관에서 제외되면 각 지자체의 지원이 중단될 수 있었다. 이에 전국의 작은도서관들이 발칵 뒤집혔고, 반대 성명서가 나오고 에스엔에스(SNS)에서는 반대 서명운동이 전개됐다.

㈔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는 ‘도서관법’ 전부개정령안에 대한 검토의견서 및 답변요구서를 제출했다. 지난 11일 문체부 도서관정책기획단은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에게 등록 및 지원 배제로 오인되고, 지자체에는 등록업무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동의했고, 사립 작은도서관을 포함한 작은도서관의 기준을 명시하되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작은도서관은 1990년대 초 독서문화운동으로 시작해 지금은 지역공동체의 거점이자 동네 주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문화공간으로 발전했다. 작은도서관의 ‘작은’은 단순히 규모와 시설이 작고 장서보유량이 적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규모와 시설 이전에 내가 사는 아파트에, 내가 사는 동네에 자리잡고 있는 ‘책과 소통이 있는 공간’이다. 실제로 주민들은 “가장 좋은 도서관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이라고 말한다. 작은도서관의 존재 이유이다.

1970년대 초등학교에 다닌 내게 도서관은 그다지 익숙한 공간이 아니다. 다행히 내가 살던 진주에는 시립도서관이 하나 있었지만 소심한 내게는 멀리 있는 도서관보다는 집에 쌓여 있는 헌책이 더 가까웠고, 도심 한가운데 살았던 덕분에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있던 동네 책방과 만화방이 더 가까웠다. 중고등학교는 학교 도서관이 있었지만 ‘정숙’이라는 커다란 표어 아래 숨이 막힐 것 같은 공간이었다. 책장을 넘기는 것조차도 조심스럽고 발끝으로 걸어 다녀야 하고…. 권위와 규율 속에서 책읽기는 자유롭지 않았다. 어른이 돼서도 도서관은 이런저런 이유로 내겐 문턱이 높았고 일상에서 점점 잊혔다.

그런데 2019년,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도서관상주작가가 돼 진주 마하어린이도서관으로 출근하면서 도서관에 대한 편견은 깨졌다. 시민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인데 도서관 활동가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운영주체로 나섰고 주민들은 자기 집처럼 아끼며 자유롭게 이용했다. 사서, 도서관 활동가, 프로그램 이용자, 도서 대출 이용자, 자원봉사자…. 3~4살 어린이에서 70대 어른까지 연령층도 달랐고 도서관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달랐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도 달랐다. 무엇보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모두 다 얼마나 즐거워하던지. 나 또한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이 한없이 편안하고 즐거워졌다. ‘도서관의 발견’이었다. 도서관이 지역에서 어떻게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며 어떻게 즐거운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이번 ‘도서관법 시행령 전부개정안’ 사태로 분명해진 것은 그동안 도서관정책 담당자들이 주민이 만든 사립 작은도서관을 도서관으로서 인정하지 않았거나 가치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전부개정을 하면서 공청회는 생략됐고, 작은도서관 관계 기관 및 단체의 사전 의견 청취 또한 없었다는 사실이다. 작은도서관 몇곳만 들렀더라도 이런 안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은도서관에서는 지역 주민이 보이고 지역이 보인다. 주민들이 오늘도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은 그곳에 책이 있고 사람이 있고 우리가 사는 동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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